하노이 2주 여행다녀왔지롱
하노이 여행을 다녀왔다. 언제나처럼 갑작스런 결정이었다. 사실 두 달 전이라 가물가물해서 내가 인상깊었던 기억들만 정리하겠다.
숙소
베트남의 그리 높지 않은 물가덕분에 조금 넉넉하게 숙소를 구할 수 있었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는데 숙소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2주가 짧은 시간은 아니고 또 하노이가 엄청 큰 도시는 아니기에 관광지 위주의 여행보다는 쉬는 목적의 여행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2주 일정이라고 하니까 놀라는 게 너무 웃겼다. 2주??? 하노이에서만??? 왜??? 할 거 없을텐데??? 하면서ㅋㅋㅋㅋㅋ----- 숙소에서 긴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숙소가 너무 예뻐서 기분좋았다. 벽 색깔도 엄청 독특했고 햇살이 잘 들어왔다. 무엇보다 호스트가 너무 친절했다. 여러 가지 문제로 호스트가 집에 자주 왔다갔는데 진짜 웃긴 사람이다. 한 번 같이 저녁식사도 했는데 너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오토바이도 조금 태워주고~ 근처 맛집리스트도 보내주고~ 쿠킹클래스 알아보고있다고 하니까 쿠킹클래스 추천도 해주고~ 결국 쿠킹클래스하고 남은 음식들은 호스트에게 나눠주었다. 하노이의 기억들이 좋게 남아있는 이유들 중 호스트도 매우 큰 역할을 했다.
나는 베트남체질인가보다. 베트남 음식 정말 너무 맛있다. 참고로 고수 적당히 넣는 거 개좋아함. 우리나라에 없는 다양한 향신료들이 너무 부러웠다. 그런 걸 매일 먹고 산다니 정말 부러운 인간들,,,,
여러 음식들 중 내 최애는 '분짜'!!!!!!!!!!!! 세상에 이렇게 존맛탱 음식이 또 있을 수 없다. 살짝 상콤한 식초 향이 나는 국물, 쌀국수, 떡갈비 맛의 숯불 향이 나는 고기, 그리고 향신료. 이 셋의 조화가 진짜 엄청나다. 하노이가면 다들 들리는 곳이 또 오바마분짜인데 물론 나도 갔다. 다들 가는 맛집인데 또 나만 빠질 수 없지. 결론은 엄청 맛있었다. 오바마분짜에 가서 처음 분짜를 제대로 먹었던 것 같다. 그 전에 호텔 레스토랑에서도 분짜를 시켰었는데 그 때는 이렇게 먹는 음식인 줄 몰랐지... 그래서 별 특징을 못 느꼈는데 오바마분짜에 다녀오니 아쉽게 느껴졌다. 힝구 그렇지만 오바마분짜의 가격 또한 사악하다. 일반 가게보다 거의 3배 정도 비싼 느낌? 대신 다른 가게보다 배로 맛있다. 위생적인 것 같기도 하고. 먼지날리는 길거리에 쌀국수면 방치하는 경우도 봤기에ㅜ
한국와서 그 맛이 그리워서 하노이음식점가서 분짜를 먹었으나 실패... 그 때 그 맛이 아니야. 분위기가 달라서 그런지 맛이 다른건지. 그럴 수 밖에 없겠지만 향신료가 다양하지 않기도 하고 그래서 여러모로 아쉬웠다. 가격도 17000원인가 그랬다. ㅎㄷㄷ
쏘이엔? 쏘이옌? Xoi yen!
베트남가서 가장 처음으로 먹었던 음식이기도 하고 가장 많이 먹은 음식이기도 하다. 옥수수찰밥(corn sticky rice)이라는 쏘이쎄오에 여러가지 토핑들을 추가해 먹는 방식. 싸기도 하고 간편하기도 하고 맛있기도 하다. 사실 처음 먹을 때는 '이게 무슨 맛이지..?' 생각했는데 나에게 맞는 토핑들을 찾고 나니 ㄹㅇ존맛탱. 양도 넉넉해서 하나 다 먹으면 후 하 배불러 하는 정도. 이름이 sticky rice인 게 잘 이해가 안 갈 정도로 별로 끈적한 느낌은 없다. 조금 질게 된 한국 쌀밥 정도? 나는 거의 항상 계란 후라이와 고기 토핑을 추가해서 먹었는데 역시 내 최애조합답다. 이 두 토핑에 칠리소스 조금 뿌려서 비벼먹으면 쑥쑥 들어간다. 가격은 잘 기억안나는데 뭐 한 3000원-4000원 정도였던 것 같다. 아닐수도. 쓰다보니 배고파
그리고 생각보다 실망스러웠던 쌀국수. 한국에서는 또 베트남하면 쌀국수라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사실 좀 많이 기대했는데 별로였다. 첫 날인가 둘 째 날인가 숙소 근처 엄청 유명한 쌀국수 집에 갔는데 그냥 그랬다. 우리 나라에서 먹는 맛이랑 크게 다른 점을 못느끼겠어서 매력없었다. 한 끼 정도는 기념삼아 먹겠지만 또 먹고싶다는 생각은 안들었다.
이건 칼디커피!!! 하노이에 위치해있긴하지만 시내랑은 살짝 거리가 있는 곳이었다. 친구가 가고싶다고 해서 간 곳이라 사실 난 별로 흥미가 없었는데 너무 행복했다. 난 가끔 커피마시면 머리아프기도 하고 그래서 카페가서 커피를 절대 안먹는 타입이었다. (사실 제일 큰 이유는 입냄새나는 거 싫어서이지만) 근데 다녀와서 커피가 좋아졌다. 하노이에 다녀온지 지금 두 달이 넘어가는데 난 지금 카페인 중독이 되었다 ^*^ 가면 친절한 한국어로 (한국회사라고 한다) 어떤 장소로 안내해주신다. 따로 예약안하고 갔는데도 상관없었다. 그리고 친절하고 유쾌한 한국인 직원분이 오셔서 커피에 대해 주루루루ㅜ루루루룩 설명을 친절하게 해주신다. 커피알못인 나도 재미있게 들었다. 여러 커피들을 시음해보는데 커피에서 그렇게 좋은 향이 날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이렇게만 하면 커피를 팔려는 홍보? 라고 생각할수도있지만 놀랍게도 손님에게 절대 판매를 권하지 않는다. 얼마인지 이야기도 안해주고 판매하는 곳이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설명이 끝나면 친절하게 "화장실은 이 쪽이고, 출구는 이 쪽입니다~ 안녕히가세요" 하시길래 "그... 혹시 물건을 살 수는..." 하며 잡았다. 물어보니 이것 저것 설명해주셨는데 살지말지 결정할 시간이 너무 짧았다. 앞에 직원분도 계시고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결국 친구는 사고 안 샀다. 코코넛커피사올걸.
아니 뭐 다 적고 보니 거의 다 먹는 얘기 뿐이자너. 근교인 닌빈도 다녀왔는데 닌빈여행은 글 따로 써야지~ 너무 좋았으니까
으 ㅁ또 뭐가있지 전체적으로 위생적이지 못하고 과거의 느낌이 나는 건 맞다. 우리나라 80년대 90년대의 느낌이 강하다. 공산주의의 느낌도 크고. 공동체로서의 무언가를 굉장히 유의미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날씨도 좋았고 사람도 좋고 다 좋은데 매연과 소음은 제발...흑흑 잘 때 귀마개 필수. 새벽 3시고 4시고 빵빵거리는 차들 때문에 얼마나 깼는지몰라. 공기가 너무 안좋아서 맨날 켁켁거리고. 근데 마스크들고 나오는 건 맨날 까먹음. 또 생리주기 조절때문에 피임약을 복용했는데 그것때문인지 감정기복이 너무 심했다. 돌아와서 복용중단하니 훨씬 나아진 걸 보니까 약 부작용이 맞았던 것 같다. 한 번도 이런 적 없었는데 왜그럈지
어찌되었든 전체적으로 너무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관광지는 거의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인상깊지 않았지만 소소한 일상들과 사람들때문에 행복했다.
시내에서 일하던 주스가게 초보알바 잘 살고 있으려나. 여진구 닮았었는데... 잘생겼어. 여러번갔는데 맨날 만들어준 음료 우리가 마시고 맛있다고 해주면 세상 안심하는 표정하고 제스처 진짜 개웃겼는뎈ㅋㅋㅋㅋㅋ 여행 마지막날갔더니 자기 오늘 일하는 마지막 날이라고 라스트데이... 하길래 우리도 오늘 여행 마지막날이라고 해주었다. 말이 안통해서 잘은 모르겠는데 바텐더로 일하는 자기 사진 보여준 걸 보니 바로 이직했다는 것 같았다. 그래... 주스가게는 적성에 안맞더라...
웃긴 사람들 엄청 많았는데 쓰려니 기억이 안나네
어쨌든 여행 또 가고싶다.>...!>!!!!